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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아이

[유아그림책-애도가 필요한 아이] 수호의 하얀말, 오래 슬퍼하지마, 마레에게 일어난 일, 오소리의 이별 선물

by 사랑반어린이 2024. 10. 2.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상실 속에서 애도가 필요한 아이

죽음이란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이제 막 인생을 시작한 아이들에게 죽음이라니, 아이게게 죽음을 이야기한다는 것조차 부모에게는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영혼이고 요정이고 귀신이다. 죽어도 영원히 끝나는 것은 아니고 우리 곁에 살고 있으며 언제든 다시 돌이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야 불안하지 않다. 죽음은 꽤 인생을 산 어른들에게도 부인하고 싶은 운명이다.
 
하지만 아이도 죽음을 마주친다. 가족 중 누가 죽을 수도 있고, 반려동물을 떠나보낼 수 있다. 텔레비전을 통해서도 죽음을 접하고, 드믈지만 눈앞에서 벌어지는 사고로 죽음을 경험하기도 한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80퍼센트가 넘는 아이들이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다. 봄날의 꽃처럼 이제 막 피어나는 아이에게 죽음을 말해 주고 싶지 않지만 죽음에 대한 대화를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수호의 하얀말
수호의-하얀-말-오쓰카-유조

할머니와 함께 사는 가난한 양치기 소년 수호는 들판에서 어린백마 한 마리를 만난다. 이것은 그에게 닥친 커다랑 행운이다. 말은 용감하고 빠르고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수호는 사람으로 말을 보살피고 형제처럼 지냈다. 어느 날 원님이 우승자를 자기 딸의 사윗감으로 삼겠다며 말타기 대회를 열었다. 수호도 나갔고 당당히 승리했다. 그러나 그에게 닥친 것은 말을 팔라는 원님의 명령. 형제 같은 말을 팔 수 없다고 버텼지만 놀아오는 것은 매질뿐. 말을 빼앗기고 말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힘 있는 자들이 신의를 지키길 기대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신의를 지킨 것은 오히려 수호의 하얀 말이었다. 하얀 말은 화살을 맞아 가며 도망쳐 수호에게 돌아왔다. 하지만 화살을 너무 많이 맞은 말은 수호의 품 안에서 눈을 감는다...

수호의 하얀 말 내용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직 죽음보다 사랑이다. 나를 지켜줄 사람, 내 곁에 영원히 머물 사람이다. 조금 더 자라면 죽음이 있기에 삶이 더 보석 같은 거라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 아이는 아직 자기 내면에 보석을 더 채워야 한다. 하얀 말과 함께 들판을 달렸던 추억, 화살을 맞으면서 돌아온 하얀 말의 사랑이 그 보석이다. 평범한 아이들에게는 부모와의 즐거운 시간과 헌신하는 부모의 모습이 보석이다. 그래야 남이 없어도 자기 혼자서 버텨낼 수 있는 내면의 힘이 생긴다. 그 힘이 생길 때 비로소 죽음이 조금은 덜 두려울 것이다.


오래 슬퍼하지 마
오래-슬퍼하지-마-글렌-링트베드

링트베드가 사용한 방법을 죽음의 의인화이다. 날카로운 코가 삐죽 나오고 검은 망토를 길게 두른 사람이 할머니와 아이들이 사는 집을 찾아온다. 그 사람의 이름은 죽음이다. 커더란 낫을 들고 휘파람 소리를 내며 무섭게 숨을 쉬지만 아이들은 겁을 먹지 않는다. 그가 할머니를 데리러 온 것을 알기에 슬픔이 두려움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죽음이 할머니를 데려가지 못하게 방해하고 애원한다. 죽음은 아이들의 말을 다 들어주고 서두르제 않는다. 죽음이란 차갑고 냉정하리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죽음은 아이들과 함께 슬퍼하며 따뜻한 눈빛으로 아이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삶에 대한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기쁨과 슬픔, 웃음과 눈물이 서로 헤어질 수 없는 부부로 살아간 이야기다. 그거고는 그것이 삶이고, 마찬가지로 삶과 죽음도 서로 헤어질 수 없고, 서로가 있기에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해 준다.

오래 슬퍼하지마 내용

 
아이들은 죽음이 하는 이야기를 다 이해해지는 못한다. 하지만 죽음이 거칠고 두렵고 무서운 존재가 아님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죽음이 끝이 아니고 삶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죽음 역시 '생명이 가는 길'이다. 이제 아이들은 병든 할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죽음은 죽은 할머니의 곁에 선 아이들에게 이야기한다. "마음아 울어라, 하지만 오래 슬퍼하지는 말거라."


마레에게 일어난 일
마레에게-일어난-일-티너-모르티어르

마레는 참을성이 없고, 움직임이 빠르며, 뛰어놀기와 과자를 좋아하는 어린 소녀다. 마레와 마찬가지로 참을성이 없고 뛰어놀기와 과자를 좋아하는 할머니는 마레의 가장 친한 친구다. 둘은 설탕으로 손이 끈적거릴 때까지 과자를 실컷 먹고는 정원을 맘껏 뛰어다닌다. 확짝 핀 벚나무에 매달린 그네를 함께 타며 봄의 잔치를 즐긴다. 그러나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는다. 할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진다. 마레는 이해할 수 없다. 표정도 없고, 대답도 없는 할머니는 모든 것을 잊은 듯하다. 그럼에도 마레는 할머니를 떠나지 않는다. 할머니 옆에서 그림을 그리고 작은 물건을 만들어 할머니의 기억을 살리려 한다. (중략) 그러던 중 할아버지가 돌아가신다. 할머니의 표정은 여전히 변화가 없지만 한없이 눈물을 흘린다. 마레는 느낀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보고 싶구나.' 마레는 무엇이 할머니를 위한 것인지 안다. 마레는 자기 힘으로 할머니를 끌고 할아버지에게 향한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보고서 울음을 멈춘다. 빙그레 웃으며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보며 이제야 욱음을 짓는다. 그리고 말을 하기 시작한다. '안녕' 그리고 '과자'. 할머니의 얼굴엔 다시 붉은 기운이 돌아온다.

마레에게 일어난 일 내용

 
이 책은 죽음에 대한 그림책일까? 그렇다, 그만큼이나 삶에 대한 그림책이다. 더 정확히는 삶과 죽음이 반대말이 아님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이다. 죽음은 결코 끝도 아니고 마냥 두려운 대상도 아니다. 삶이 그저 우리에게 주어지듯 죽음도 우리에게 그저 주어진다. 그 속에 필요한 것은 매 순간 서로를 이해하고 깊이 다가가려는 마음이다.


오소리의 이별 선물
오소리의-이별-선물-수전-발리

<오소리의 이별 선물은>은 모두가 사랑했던 오소리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숲 속 친구들은 오소리가 충분히 나이를 먹었음을 날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쉬운 것은 아이다. 나이가 많아서 모르는 것이 거의 없던 오소리. 그 지식과 지혜로 우구든 도움이 필요하면 기꺼이 도와주던 오소리. 그 오소리가 사라지고 이제 슬픔만 남은 것이다. 이 그림책은 그 슬픔의 시간을 통과해 내는 이야기다.

오소리의 이별선물 내용

 
잊을 수 있는 사랑이라면 깊은 사랑은 아닐 것이고, 잊지 못하는 것이 사랑의 증거다. 그럴 때는 오히려 더난 사람을 더 많이 이야기하는 편이 낫다. 추억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애도에 있어 더없이 좋은 방법이다. 떠난 사람과 보낸 기억을 떠올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눌 때 우리는 떠난 사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님을 알게 된다. 죽음은 힘이 세지만 죽음이 모든 것을 갈라놓을 수는 없다. 그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시 삶의 시간을 시작할 수 있다.

 
육아로 힘든 부모님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글은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에서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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