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조막손_선천성장애아부모외 외
장애라는 말을 흔히 쓰지만 그 무게를 안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다. 아이에게 장애가 있음을 깨닫는 순간, 많은 부모는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하늘을 원망하며, 마침내는 스스로를 자책한다. 하지만 아이는 자신이 장애가 있는지 모른다. 기형인 신체를 가졌지만 스스로가 기형임은 알지 못한다. 있는 그대로 부모가 받아 주면 자기 몸을 자연스럽게 느낀다. 아이들은 아직 비교할 줄 모르게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순간 부모의 시선이 온다. 주변 어른들의 시선이 닿는다. 대부분은 안쓰러운 표정, 걱정하고 도와주려는 마음이다. 그 좋은 의도 뒤에는 어두운 메세지가 자리 잡고 있다. '넌 보통 아이들과 달라. 넌 무언가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거야.' 그래서 아이도 스스로를 부정한다. 부정하고 뭔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며, 주눅 들고 초조해한다.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한다.
《마법의 조막손》은 한손의 손가락이 없는 여자 아이 삿짱의 이야기다. 삿짱은 즐겁게 유치원을 다닌다. 손가락이 없지만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오히려 속상한 것은 다른 데 있다. 유치원 역할놀이에서 자신은 엄마 역할을 못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대개 엄마 역할이 하고 싶다. 자신감이 없어서 피할 때도 있지만 마음 깊이 원하는 자리가 엄마 역할이다.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은 근사하다. 자기가 부모처럼 강한 사람이라 느껴져 좋고, 돌봐 줄때 자기 마음도 위안을 얻으니 더욱 좋다. 그런데 아이들은 삿짱에게 안 된다고 한다. "넌 손가락이 없으니 엄마가 될 수 없어." 이렇게 삿짱은 자기의 장애를 발견한다. 장애는 자기로선 어떻게 바꿀 수 없는 것. 그러기에 삿짱은 견딜 수가 없다.
삿짱은 아이들과 싸우고 유치원에서 뛰어나와 엄마에게 항의한다. 엄마는 따뜻하게 말한다. 네 손은 언제까지나 지금의 모습이겠지만 엄마에게는 소종하고 예쁜 손이라고. 하지만 삿짱에게 엄마의 위로는 들리지 않는다. 영원히 자기 손이 지금의 모습일 것이란 사실에 겁이 난다. 손가락이 없으면 엄마가 못 된다는 건데 그럼 나는 계속 어린아이인 걸까? 그런 삿짱에게 큰 힘이 되어주는 것은 아빠의 말이다. "우리 딸 손을 잡고 걸으니까 삿짱 손에서 정말 신기한 힘이 나와서 아빠 몸으로 확 퍼져 오는걸! 삿짱 손은 마법의 손인가 봐!" 아이는 불쌍한 존재이고 싶지 않다. 자신도 남에게 힘이 되는 존재이고 싶다. 의미 있는 존재이고 싶다. 그래야 자기 힘만으로도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 않겠는가?
아이에게 약점이 있을 때는 부모가 당당하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숨기고 피하려 하면 아이는 결국 더 상처 입는다.
아이의 약점을 솔직하게 말하면 그 순간 아이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릴지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난 뒤 아이는 부모가 한 말을 되새기고 도 되새긴다. 그리고 부모의 표정을 본다. 부모가 당당하면 아이는 기죽지 않는다. 그러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애를 조금씩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많은 경우 눈물이 변화의 시작이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크든 작든 장애가 있다. 누구나 결함이 있음에도 우리는 결함을 부끄러운 것이라 배워 왔다. 그래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더 피하려 하고, 장애인들을 보면 마음 아파한다. 내 부족한 부분이 남에게 드러날까 봐 피하는 것이고, 내 마음속 아픈 구석이 불쌍해 아파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를 받아들인다면, 그것도 소중한 내 일부하면 피할 것이 없다. 어쩌면 장애는 정말 우리에게 마법의 힘을 줄지 모른다. 약점을 받아들이는 마음, 내 맘에 안 드는 나를, 그리고 내 맘에 안 드는 타인을 끌어안는 마음, 그것이 바로 장애가 주는 마법이다.
육아로 힘든 부보님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글은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에서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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