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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아이

[유아그림책-위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 빨간 모자_에런 프리시

by 사랑반어린이 2024. 9. 23.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위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

빨간 모자_에런 프리시

 

이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어떤 사람도 믿지 말라고, 세상은 너무나 위험하다고, 상상과 이야기는 잠시 위안을 줄지 몰라도 현실은 그보다 더 비극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이 그림책을 펼치는 중산층 부모들은 이 이야기를 아이에게 읽어 줘도 될지 혼란스럽다. 하지만 이 그림책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고, 이 시대의 많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고 들려줘야 할 이야기다. 아동 성추행이나 성폭행은 처음 만나는 늑대에 의해 일어나지 않는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람이 가해자인 경우가 전체의 절반 이상이다. 그들 중 80퍼센트는 가족이나 친척이고 나머지는 이웃이나 교육기관에서 아이를 만나는 사람이다. 사냥꾼이 늑대라는 것은 예외라기보다는 보편적인 일이다. 숨길 수 없는 현실이라면 문제를 드러내고 아이와 함께 방법을 찾는 편이 현명하다.

빨간모자 유아책
빨간-모자-에런-프리시

낡은 아파트에 사는 소녀는 멀리 컨테이너를 개조한 집에 살고 있는 할머니 댁에 병문안을 간다. 그 길에는 '더 우드'라는 이름의 거대한 복합 쇼핑몰이 있는데, 이곳은 그림 형제의 이야기에서 빨간 모자가 헤매는 숲은 현대적으로 변형한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변형은 늑대와 사냥꾼에게 있다. 이노첸티의 《빨간 모자》에서 사냥꾼은 페로나 그림형제의 이야기와 달리 소녀를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다. 사냥꾼이 곧 늑대이다. 소녀를 보호해 주는 사람이 소녀를 해치는 사람이다. 동네 불량배들로부터 나를 구해 주고, 할머니 집까지 태워 준 선의의 사냥꾼이 바로 가면을 쓴 늑대이다. 잠시 친절을 베푸는 듯 안심시키고는 빨간 모자의 소녀를 자기 욕심의 희생양으로 삼는다.

빨간모자 책 내부
빨간모자 책 내부2

빨간모자 책 내부3

 

부모가 보호하는 울타리 너머의 유혹과 위험을 느낄수록 아이는 어둠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비록 아픈 깨달음이지만 자기를 마지막 순간에 지킬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

 

부모들에게 필요한 것은 절대로 아이를 위험에 빠드리지 않겠다는, 지키지 못할 결심이 아니다. 아이는 크고, 언제까지 아이를 품 안에 넣어 둘 수는 없다. 오히려 부모가 진짜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은 범죄의 진자 원인인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래야 정말로 아이들을 지켜줄 수 있다.

 

아이와 이 책을 함께 읽는 부모는 지저분한 방에 아이들이 방치되어 있는 이 장면이 쉽게 받아들이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는 부모라면 그래도 아이를 열심히 돌보는 부모일 테니까. 하지만 이 시대에는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림책을 읽어 줄 어른이 한 명도 없기에 아이들은 음악상자처럼 생긴 할머니 인형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아이들은 비록 인형이 들려주는 이야기라 할지라도 이야기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야기만이 아이들을 비루한 현실에서 구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육아로 힘든 부모님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글은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에서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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