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유아발달_괴물의 시기를 통과하며
부모라면 한 번쯤 '왜 아이들은 괴물을 좋아할까?' 하는 궁금증을 가져 보았을 것이다. 아이들 중 상당수가 어느 나이가 되면 명령이라도 받은 듯 괴물이나 공룡에 빠져든다. 고개를 갸웃하는 부모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괴물에 역사성을 담은 변형이 공룡이며, 디지털화한 것이 포켓몬스터임을 감안하면 괴물에 빠지지 않는 아이를 찾기란 쉽지 않다.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괴물이 나오는 그림책 중 가장 유명한 그림책이다. 1963년에 이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적잖은 비판이 나왔다. 아이들의 정상적인 정신세계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그럼에도 아이들은 이 책에 열광적으로 반응하였고 반백 년이 지나면서 세련된 색감, 칼데콧메달이라는 후광 효과는 부모들이 이 책을 집어 들도록 만든다. 하지만 아이들이 더욱 강렬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 책의 이야기 구조와 상징적인 그림이다.

집 안을 어지럽히고, 강아지를 괴롭히며 신나게 노는 장난꾸러기 맥스는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다. 맥스는 저녁밥도 먹지 못하고 방에 갇히는데 그때부터 상상을 시작한다. 맥스는 바다로 항해를 떠나는데 일 년간의 항해 끝에 도착한 섬은 괴물들이 사는 나라이다. 여기서 맥스는 '조용히 해'마법으로 괴물들을 꼼짝 못 하게 하고 괴물 나라의 왕이 된다. 괴물들과 신나게 한바탕 놀다 지친 맥스는 자신이 당한 것처럼 괴물들을 저녁도 안 먹이고 잠들게 한 후 고민에 빠진다. 이곳에는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없다. 맥스는 괴물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돌아온 집에는 따뜻한 저녁밥이 차려져 있다.
'조용히 해' 마법이라니. 결국 아이들이 공격성을 표현하는 방법이란 대부분 어른들로부터 배운 것이다








괴물인 아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 부모의 두려움이기에 아이가 때로는 괴물일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할 때 부모는 더 큰 사랑을 아이에게 줄 수 있다.
이 책에서 괴물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괴물은 아이 속에 숨어 있는 충동과 공격성이다. 모든 아이는 괴물이 될 필요가 있다. 아이가 아이답기 위해서는 엄마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이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아이는 아직 미성숙한 존재이며 괴물은 충분히 통제되지 않은 미성숙한 자아의 상징이다. 부모가 아이의 내면에 있는 괴물을 부인하고 억압할 때 아이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아이가 괴물이 아닌 다른 무엇이 되기 위해선 우선 괴물의 시기를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아이들은 누구나 무력하다. 아이가 가진 힘이라고 해 봐야 부모에게 떼쓰는 일, 말 안 듣는 힘이 전부다. 떼를 쓰고 말을 안 들어 봐야 부모가 무시한다면 아무 소용 없다. 결국 아이의 힘은 부모의 사랑에 기대서야 발휘할 수 있는 연약한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은 두려움 속에 살고 불안이 많다.
그런 아이들에게 모리스 센닥은 위로한다. '네게는 상상력이 있단다.'상상 속에서 아이는 더 이상 무력하지 않다. 주인공 맥스는 좁은 방에 갇혀 있지만 상상 속에서는 무서운 괴물들을 이끄는 왕이 된다. 몸은 작고 연약하지만 상상력은 어른보다 더 클 수 있다. 그러니 두려워 말라고, 네 안에는 누구보다 강한 힘이 있다고 모리스 센닥은 아이들을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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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들이 사는 나라
1964년 칼데콧 수상작. 현실 세계에서 경험한 엄마와의 감정적인 대립을 상상의 세계에서 풀도록 유도한다. 무섭고 공격적이고 포악한 괴물, 또는 맥스의 감정을 표현한 글과 달리 천진난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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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센닥의 또 다른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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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부엌에서
1971년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한 점이라든가, 주인공의 이름을 미키로 한 점, 유머와 재치 넘치는 대사, 기발한 상상의 세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샌닥이 어릴 때부터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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