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_존 버닝햄
아이들은 참 말을 듣지 않는다. 분명 안 되는 일인데도 굳이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여러 번 잔소리를 들은 잘못도 다시 저지르곤 한다. 물론 아이들의 입장은 다르다. 아이가 보기에 자기는 부모의 말을 대부분 따른다. 고작해야 열 개 중 한두 개를 마음대로 해 보려 할 뿐이다. 부모들은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독재자다. 그래서 아이들은 종종 이런 푸념을 한다. "뭐든 엄마 맘대로야."
아이는 이런 부모가 이해조차 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도 왜 사는지 알지 못하는 것이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그저 이 순간을 즐겁게 보내고 싶다. 사실 그렇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자기만의 이유가 생기는 것이 인생이다. 그러나 부모들은 그 시간을 기다려 주지 못한다. 아이들은 약하기에, 부모를 사랑하기에 대부분은 부모의 말을 듣는다. 다만 부모는 좀 더 빨리, 한 번의 어김도 없이 자기 말을 듣길 원하기에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할 뿐이다.
이 책에서 에드와르도는 '못된' 아이다. 동생을 밀치고 고양이를 괴롭히고 방을 엉망진창으로 만든다. 엄마가 전화 통화를 하는데 프라이팬을 두드린다. 어른들은 한목소리로 외치며 에드와르도에게 손가락질을 한다. "너는 못된 아이야." 어른들은 못된 행동에만 관심이 있다. 이 행동을 지적하면 사라질 것이라 믿는다. 그 믿음은 아무런 근거도 없고 현실에서 계속 실패함에도 바뀌지 않는다. 아단치고 혼내고 잔소리한다. 그러나 어떻게 변해야 할지 모르는 아이에게 또는 변할 힘이 아직 부족한 아이에게 변하라는 말은 그저 공격일 수 있다. 아이는 마치 쇠를 먹는 불가사리처럼 어른들의 공격을 받아들여 더 큰 공격성을 내면에 키워간다.
그러던 에드와르도에게 기적이 일어난다. 장난삼아 화분을 걷어찼는데 화분이 깨지면서 땅에 꽃이 심겼다. 이를 본 눈 밝은 어른이 에드와르도를 칭찬한다. "너는 꽃을 잘 심는구나." 에드와르도는 신이 나서 꽃밭을 가꾼다. 친구를 밀쳤는데 마침 천장의 등이 그 자리에 덜어진다.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은 격이다. 장난꾸러기가 친구를 구한 멋진 아이가 되었다. 에드와르도는 칭찬을 받고, 이제 아이들도 에드와르도를 좋아한다.
아이들은 쉽게 변한다. 아이의 내면에는 부정적인 부분과 긍정적인 부분이 함께 있다. 긍정적인 부분에 빛을 비추면 아이는 긍정적인 쪽으로 이동한다. 부정적인 쪽을 자극하면 더욱 부정적인 쪽으로 흐른다.
아이들이 잘 되라고 하는 잔소리가 아이들을 어둠으로 몰아넣는 경우가 많다. 부정적으로 손가락질 당한 아이는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기에 더 사랑받기 어려운 행동을 하고 만다. 아이가 하는 짓이 답답해도 좋은 방향으로 격려할 때 긍정적인 부분을 늘리기가 쉽다.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부모는 너를 사랑한다고 굳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사랑의 방법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면 사랑의 실패자가 된다. 실컷 야단치고 나서 속상해 하는 아이에게 그래도 널 사랑한다고 전해 봐야 다음 순간에 또 아이를 야단칠지 모른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부모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아이로부터 하랑이 흘러나올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아이를 사랑한다면 먼저 변해야 하는 사람, 저 많이 배워 아이를 제대로 도와야 할 사람은 부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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