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한 태도에 관하여
곤란한 상황마다 달려 나갈 것인가,
한 발짝 떨어져 아이의 도전을 지켜볼 것인가.
지금 이 결정은 엄마의 삶은 물론,
아이의 삶 전체를 결정할 것이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당연시하는
지금의 이 무수한 노력이,
그래서 삼키지 못하고 쏟아버린 말들이
결국 아이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어른이지만 어른으로 살지 못하게 만드는 거라면,
엄마인 우리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
제목: 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
지은이: 이은경
출판사: 서교책방
이은경 작가님은 유튜브 채널 '정전부부'에서 게스트로 나오신 걸 보고 처음 알게 되었어요. 이 분 말씀도 잘하고 이해하기 쉽게 쏙쏙 잘 설명해 주셔서 개인채널인 '슬기로운 초등생활'까지 가끔 챙겨보는 작가님이 되었습니다. 이 책에도 역시 특유의 말투와 분위기가 잘 나타나 있고, 무엇보다 놀랐던 건 작가 본인의 가정사를 다 공개하면서 진실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책에 몰입 할 수 있었고,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과 도움 되는 피드백까지 가득합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어떤 때는 남편조차도 내 맘을 몰라주는 것 같아 속상할 때가 있는데 같은 엄마인 입장에서 이해되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그리고 이 책을 보고 마음속으로 작가님을 응원하게 되었네요.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아직도 부모 새내기처럼 느껴집니다. 아이를 키우고 계시는 부모님들이 꼭 읽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솔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어요.
아이들도 부모를 관찰한다
얼마 전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면 기사님과 대화를 나누는 편인데, 그럴 때면 이야기의 흐름에 그저 편하게 맡겨보는 편이다. 그날도 그랬다. 그날의 대화는 학원비였다.
"아이고, 지금은 진짜로 편한 거예요. 우리 애들 둘 다 대학 갔고, 장학금도 받아오니까 요즘은 11시까지만 하고 퇴근해도 먹고살 만하거든요, 애들 둘 다 고등학교 다닐 적에는 새벽 두 시까지 운행했어요. 그래야 학원비를 대죠. 근데, 그때는 정말 힘든 줄 모르고 했어요. 집에 들어가면 우리 아들놈이 그대까지 안 자고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지 그게 고맙고 기특해서 하루도 쉬지를 못하겠더라고요."
"중학교 때까지 생전 공부 한번 안 하던 놈이 갑자기 왜 공부를 시작했는지 지금도 나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엄청나게 열심히 하긴 했는데, 안 하던 놈이 하니까 성적이 막 팍팍 올라가더라고요."
기사님이 모른다는 이유를 나는 알 것 같았다. 아들이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은 이유가 어렴풋이 짐작되었다. 아빠가 새벽 두 시까지 택시를 모느라 퇴근하지 못하는 밤, 아들은 그런 아빠의 하루를 다정하게 관찰하고 있었을 것이다.
부쩍 늦어진 아빠의 퇴근 이유를 모를 리 없는 나이. 그런 아빠의 삶을 적당한 거리에서 관찰하며 본인 삶의 방향을 공들여 잡아갔을 것이다. 그리고 아빠가 모르는 게 있었다. 그 시간까지 열심히 공부하는 아들을 확인하고 흐믓해했던 아빠보다 그 늦은 시간까지 안전하게 일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준 아빠를 확인한 아들의 마음이 더 충만하고 행복했을 거라는 사실을.
● 서로가 서로에게 다정한 관찰자가 되어주는 삶.
● 각자의 삶의 여정을 따뜻한 눈빛으로 격려하는 삶.
● 실수와 실패에도 섣불리 개입하거나 꾸짖지 않는 삶.
●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 도움을 청하고 건네는 삶.
●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복종을 강요하거나 기대하지 않는 삶.
아이들이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다정하게 나를 관찰하며 응원하고 있었다.
그래, 나만 잘하면 되겠다.
나는 다정한 관찰자가 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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