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소개/아이

[유아그림책-부모 이해하기] 마녀 위니,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고릴라, 우리 아빠 재우기는 정말 힘들어!

by 사랑반어린이 2024. 12. 9.
반응형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유아 발달_부모 이해하기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스스로도 그 행복을 즐기는 부모, 그 정도면 충분히 훌륭한 부모이건만 우리는 더 대단한 부모를 꿈꾸느라 정작 평범한 부모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지혜롭고 유능하고 성숙한 부모가 보통의 부모라면, 본능대로 다가가서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부모라면 아이는 그 속에서 충분히 잘 자랄 수 있다.

 

마녀 위니

마녀 위니
마녀-위니-밸러리-토머스

마녀는 이 시대의 엄마를 상징한다. 마녀 위니는 까만 집에서 산다. 집은 온통 까맣다. 밖도 까맣고 안도 까맣다. 가구도 온통 까맣고 이불도 까맣다. 세련된 블랙으로 자기 개성을 표현하며 넓은 집에서 혼자 사는 전문가 여성이 마녀 위니다. 문제는 고양이 윌버다. 윌버 역시 위니가 좋아하는 까만색 고양이다. 문제는 까맣다 보니 집 안의 가구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위니는 윌버를 깔고 앉고, 결러 넘어진다.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윌버가 바로 그 아이다.

위니는 마법을 써서 윌버를 녹색으로 만들어 버린다. 녹색이 되니 집에서는 구별하기가 쉬워졌다. 하지만 야외가니 구별이 더 어렵다. 화가 난 위니는 이번엔 알록달록한 색으로 윌버를 바꾼다. 위미는 편해졌지만 윌버는 우스꽝스럽게 변한 자기 모습에 속상하다. 그래서 나무 위에 올라가 하루 종일 운다. 위니는 윌버를 좋아했기에 윌버가 슬픈 것이 싫다. 그래서 마침내 결단을 내린다. 윌버를 원래의 까만색으로 돌려놓는다. 그리고 집을 바꾼다. 까만 집은 이제 다양한 색깔을 띠게 되었고, 윌버는 이제 눈에 확 띄는 , 집의 당당한 주인이 된다.

마녀 위니 내용마녀 위니 내용
마녀 위니 내용마녀 위니 내용

 

삶이 달라지면 우리는 달라져야하고, 달라진 삶에서 다른 행복을 찾을 수 있다. 아니, 찾아야 한다.

 

아이의 삶이 먼저인가, 내가 원하는 삶이 먼저인가. 많은 엄마들이 이 두 가지 길에서 고민한다. 대부분의 엄마는 아이를 사랑하기에 자기 삶의 일부를 포기한다. 마녀 위니가 마법을 부리는 장면은 엄마가 아이를 위해 자신이 바라는 삶의 방향을 일부 바꾸는 모습을 은유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삶이 우울해질까? 다음의 장면을 펼치면 위니가 바뀐 삶에 적응하며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우리들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의 삶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행복을 찾아갈 수 있다.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도깨비를-빨아-버린-우리-엄마-사토-와키코

이 책의 주인공인 엄마는 강한 엄마다. 외모부터 튼튼해 보이는 엄마는 행동도 거침이 없다. 엄청난 양의 뺄래를 후딱 해치우고는 아이들에게 무엇이든 빨 것이 있으면 가져오라고 한다. 강아지도 고양이도 신발장의 슬리퍼와 구두도 엄마의 빨랫감이 되고 싶지 않아 줄행랑치지만 엄마의 '꼼짝 마!' 한마디에 빨래 통에 처박힌다. 엄마는 모든 것을 쓱쓱 깨끗이 빨고는 나무 사이를 이는 빨랫줄에 넌다. 그야말로 대청소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하늘에서 무서운 도깨비가 떨어졌지만 엄마는 조금도 겁을 내지 않는다. 빨래 통에 넣고 빨아버린다. 어찌나 세게 빨았는지 도깨비는 얼굴조차 사라졌지만 아이들이 눈, 코, 입을 그려주자 다시 살아난다. 전화위복으로 심술궃던 얼굴은 예쁘게 변했다. 그러자 이제 그 모습이 부러운 수많은 도깨비들이 구름처럼 나타나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나도 빨아 주세요." 이런 난리판에도 엄마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 당당하게 서서 외친다. "좋아, 나에게 맡겨!"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내용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내용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내용
도깨비를 빨아 버린 우리 엄마 내용

 

걱정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아이는 걱정이 많다. 그리고 가진 것도 없고 믿을 것도 없지만 그냥 배짱을 좀 부려야 한다.

 

빨래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집안일로 거침없이 상상을 펼쳐 나간 사토 와키코의 이야기 전개는 그야말로 속이 시원하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걱정투성이다. 그러나 이 시간은 어차피 지나갈 것이고 아이들은 자랄 것이다. 걱정을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수단일 때만 의미가 있다. 걱정한다고 달라질 일이 없다면 걱정은 멈춰야 한다. 물론 걱정은 쉽게 멈춰지지 않는다. 애써 멈추려 노력해야 조금이라도 줄어든다. 아이를 위해서라도 부모는 걱정을 던져 버리려 애써야 한다. 그리고 배짱을 좀 부려도 된다.


 

고릴라

고릴라
고릴라-앤서니-브라운

이야기 속 아빠는 아이와 시간을 내기 어렵다. 아이는 아빠와의 교류를 통해 더 자라고 싶지만 아빠는 집에 와서도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아이는 꿈속에서 자신의 소망을 실현한다. 아빠가 사 준 작은 고릴라 인형이 멋진 고릴라로 변한다. 아빠의 옷을 입은 고릴라와 함께 동물원을 가고, 극장을 가고, 저녁 식사를 한다. 마지막 입맞춤까지 온전히 데이트를 즐긴다. 아이들은 꿈을 꿔서라도 소망을 이루고 싶다. 그렇게 부모를 사랑하고, 자라고, 성장하고 싶다. 부모가 할 일은 그런 아이의 옆에 그저 머무는 것. 그런데 그것마저도 하기 어려운 시대를 오늘의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고릴라 내용
고릴라 내용

 

고릴라는 단순하고 본능에 충실하지만 차라리 더 인간적이다.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스스로도 그 순간을 즐기는 부모, 이 정도라면 충분히 훌륭한 부모이다. 지혜롭고 유능하고 성숙한 부모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처음 봄 부모들은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한다. '고릴라가 뭘 뜻하는 거지?' 그가 스스로 말했듯 고릴라는 작가가 어렸을 적의 아버지의 모습이다. 인간 이전에 고릴라가 있었듯이 지금의 부모 이전에 존재했던 , 보다 원초적인 부모의 모습이 고릴라다. 이 시대의 부모는 너무 바쁘다. 아이를 위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아이와의 시간은 내지 못한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하고, 무엇을 잘했는지 검사하지만 함께 즐기지는 못한다. 행복하기를 바라면서도 행복을 계속 미래로 미뤄둔다.

이게 이 시대 인간의 모습이라면 차라리 고릴라가 낫지 않을까?

 


 

 

우리 아빠 재우기는 정말 힘들어!

우리 아빠 재우기는 정말 힘들어!
우리-아빠-재우기는-정말-힘들어-코랄리-소도

아빠는 키도 크고, 힘도세고, 회사에 다니지만 잠자리에선 매번 투정을 부린다. 아이에게 자기 싫다고 조르고, 아이가 달래도 이 방 저 방을 뛰어다니며 잠자기를 거부한다. 아이는 짐짓 엄격하게 자야 한다고 꾸짖지만 그래도 듣지 않자 회유책으로 이야기를 읽어 준다. 아빠는 언른 달려와 아이의 무릎에 앉아 아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데, 한 편으로는 결코 만족하지 못한다. 계속 "딱 하나만 더!"를 외치며 조른다. 두 편을 읽어 준 아이는 더 이상은 안 된다, 계속 졸랐다가는 침대에 묶어 놓겠다고 협박을 한다. 꼭 부모들의 모습 그대로다.

우리 아빠 재우기는 정말 힘들어! 내용
우리 아빠 재우기는 정말 힘들어! 내용

 

아이들은 자신이 진심으로 이해받았다고 느낄 때 변하려 한다. 그리고 재미난 놀이로 설명하면 쉽게 받아들인다.

 

비록 마음 깊은 곳에서는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충동이 올라오겠지만 충동을 애써 누를 수 있다. 자신을 사랑하고 이해해 주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재미나게 해 주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아이들은 규칙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오히려 부족한 것은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또 재미나게 가르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모들 마음의 여유다.

 

가끔은 아이가 이런 말을 한다. "왜 엄마 맘대로만 해. 엄마가 이젠 내 말대로 해." 그럴 때면 '조그만 녀석이 까불고 있어.'하고 무시하기 쉽다. 그런데 바로 그때가 교육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무시하지 말고 아이에게 한번 기회를 줘보자. 아이는 아직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서 타인의 입장에서 제대로 생각하기 쉽지 않지만, 놀이처럼 해 보면 분명 효과가 있다 부모와 아이가 서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 글은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에서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2024.11.27 - [책소개/아이] - [유아그림책-사회성 발달] 무지개 물고기, 세 친구

 

[유아그림책-사회성 발달] 무지개 물고기, 세 친구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유아 발달_사회성 발달아이들은 자기가 중심인 사회에서 여러 명 중 한 명인 사회로의 이전, 이것이 아이들이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처음 적응할 때 힘들어하는

children422.tistory.com

2024.11.24 - [책소개/아이] - [유아그림책-괴물의 시기를 통과하며] 괴물들이 사는 나라_모리스 센닥

 

[유아그림책-괴물의 시기를 통과하며] 괴물들이 사는 나라_모리스 센닥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유아발달_괴물의 시기를 통과하며부모라면 한 번쯤 '왜 아이들은 괴물을 좋아할까?' 하는 궁금증을 가져 보았을 것이다. 아이들 중 상당수가 어느 나이가 되면 명

children422.tistory.com

2024.11.21 - [책소개/아이] - [유아그림책-자아 존중감의 형성] 줄무늬가 생겼어요, 내 토끼 어딨어?

 

[유아그림책-자아 존중감의 형성] 줄무늬가 생겼어요, 내 토끼 어딨어?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유아발달_자아 존중감의 형성아이들도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스스로를 숨긴다. 그러나 그 정도는 부모에 비하자면 애교 수준이다. 부모들은 늘 개성을 중

children422.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