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 화가 난 아이
소피가 화나면, 정말 정말 화나면_몰리 뱅
아이들이 화가 날 일은 너무나 많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아직 약하기 때문이다. 힘도 부족하고, 솜씨도 부족하다. 갖고 싶은 것은 많지만 가진 것은 없다. 무언가를 하려면 누군가에게 의존해야 하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마음을 알아준다는 사람도 말뿐이지, 슬프고 속상해서 울면 그게 도대체 울 일이냐고 구박을 하기 일쑤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세계의 중심에는 자기가 있다. 그 세계는 중심에 가까울수록 크기가 커지는 왜곡된 세상이다. 그래서 아이는 자기의 생각과 바람은 너무 크고 중요한 데 비해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바람은 작게만 느껴진다. 어쩔 때는 보이지도 않는다. 아이는 갈등이 일어나도 그것이 동등한 두 사람 사이의 의견 차이라고 느끼지 못한다. 훨씬 중요한 자기의 생각과 별로 중요하지 않은 다른 사람의 생각이 부딪힌다고 느낀다. 이 상황에서 왜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지 아이는 얼른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
소피는 자기가 한창 갖고 놀던 고릴라 인형을 언니에게 빼앗긴다. 아마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언니가 갖고 놀기로 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소피에겐 그 약속이 중요하지 않다. 지금 한창 놀고 있는데 빼앗긴 것이 억울하다. 그래서 빼앗기지 않으려 애를 쓰는데 엄마마저 언니 차례라며 언니의 편을 든다. 힘이 약한 소피는 결국 인형을 빼앗기고 그 과정에서 앞으로 자빠지기까지 한다. 소피는 진짜 화가 나고 만다!
화가 난 아이들에게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아이가 몸으로 누군가를 공격하지 않는다면 마음속에 아무리 무서운 생각이 있어도 괜찮다.
아이들이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화를 내는 것을 잘못이 아니다. 아이는 화를 내고, 화를 내 봐야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며 화를 다루는 법을 배우게 된다. 세상이 자기 뜻대로 움직이지는 않고, 서럽지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이것은 아이의 몫이다.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시간을 주면 대부분의 아이는 스스로 깨닫는다. 오히려 왜 화를 내느냐고 야단을 칠 때 아이는 배우지 못한다. 자기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다는 피해의식과 억울함에 휩싸인다. 그렇다고 마냥 달래 줄 필요도 없다. 달래주면 아이는 화를 풀기 위해 늘 누군가에게 의존하려 든다. 아이의 화가 풀리는 데는 그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몰리 뱅의 그림은 단순하면서도 힘이 있다. 다양한 색채를 사용하였지만 색감이 이루는 조화는 놀라울 정도다. 그는 사람과 사물에 외곽선을 그려 넣었는데, 주인공 소피의 경우 화가 났을 때는 붉은색의 외곽선을 쓰고 화가 풀리면서 차츰 주황색, 노랑색으로 변한다. 소피의 주변에 있는 나무나 바위 같은 자연도 소피가 화가 났을 때는 붉은색이었다가 감정 상태에 따라 초록색과 하늘색으로 변해간다. 아이가 느끼는 자연은 결국 아이의 감정 상태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육아로 힘든 부모님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글은 소아정신과 의사 서천석의 <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에서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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