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 미술_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네덜란드 미술사학자 루드비히 골드샤이더는 얀 베르메르(1632년-1675년)의 작품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가리켜 북유럽의 모나리자라도 평했다. 어두운 배경 속 소녀를 고개를 돌리고 입술을 살짝 벌린 채 그림 밖을 응시한다. 소녀의 눈과 입술은 흰색과 분홍색 반점으로 섬세하게 강조되어 있다. 눈물방울 같은 진주 귀걸이에 반사된 빛은 물감을 두껍게 칠하는 임파스토 기법으로 채색된 것이다. 소박한 황토색 드레스로 시간과 장소를 유추할 수 없지만 터번처럼 머리에 두른 머리 장식은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드레스와 머리 장식의 주름은 베르메르의 훌륭한 그림 솜씨를 보여준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베르메르가 그린 3-4개 밖에 되지 않는 상반신 인물화 중 하나이다. 이 그림은 렘브란트도 그렸던 트로니 회화 장르라 할 수 있다. 트로니 기법은 인물을 정확하게 그리기보다 인물의 성격이나 표정을 우선시한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된 일명 '라이츠먼 소녀'로 불리는 <소녀의 초상>의 자매편으로 그려졌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그림의 모델이 베르메르의 큰 딸 마리아일 것이라 추측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베르메르의 후원자 페테르 반 라이벤의 딸 막달레나라고 추측한다. 베스트셀러 소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저자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작가적 상상력을 이용해 그림의 모델을 베르메르와 사랑에 빠지는 하녀 그리에트로 설정했다. 이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은 2003년에 개봉되었다.
모델이 누구인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더욱 독특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이 그림은 미술 수집상 안드레스 데스 톰베가 경매장에서 2 길더(과거 네덜란드 화폐 단위)에 매입한 것으로 1881년에 이르러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톰베는 이 그림을 헤이그에 있는 마우리츠하이스 미술관에 기증한다는 유언을 남겼다. 1902년 그가 사망한 후로 그림은 마우리츠하이스 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1994년 베르메르 회고전을 위해 워싱턴으로 옮겨지기 전 종합적인 복원 작업을 거쳤다.
참고자료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수업 365>
[교양수업365] - [1일 1페이지, 교양수업365]142 문학_포스트모더니즘
[교양수업365] - [1일 1페이지, 교양수업365]141 역사_프랑스의 루이14세
[교양수업365] - [1일 1페이지, 교양수업365]140 종교_최후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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