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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생활백서

[인문학] 이황이 자녀에게 전한 자기주도 공부 원칙

by 사랑반어린이 2024. 12. 12.

 

이황이 자녀에게 전한 자기 주도 공부 원칙

조선의 대학자 이황이 위대한 이유는 모든 배움에 앞서 주도적으로 자기 일상을 지배했다는 사실에 있다. 그는 일상을 주도하며 사람이 갖춰야 할 도덕과 학문을 특별한 스승 없이 혼자 익혔다. 세계 역사에서 그처럼 살았던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황은 언제나 자기만의 방법으로 질문을 던지고 지식을 깨쳤다. 공부에 필요한 넉넉한 자료가 별로 없던 안동에서 태어난 그는 조선의 어떤 학자도 이루지 못한 학문적 성과를 거뒀으며, 이후에는 문하에 수많은 제자를 키우며 평생 성장을 거듭했다. 그의 공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자립'이다. 그가 삶에서 보여준 자기주도 학습의 기본은 '교학상장(敎學相長)이었다.

 

※교학상장: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

 

공부하는 아이들

 

 

순리: "네가 지금 해야 할 것을 하라"

그는 "없으면 없는 대로 살자."라는 태도를 강조했다. 포기할 것은 빨리 포기하고 내가 지금 갖고 있는 것에 충실하면 된다는 것이다. 순리를 따르는 처신, 그리고 자기 할 일을 다한 뒤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자세를 갖는 것만으로도 모든 배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경계: "할 수 없다는 마음이 가장 큰 죄악이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결국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불가능의 두려움에 파묻힌 채 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도 시도조차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 이황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두려워하는 어리석음이야말로 스스로 가능성을 파괴하는 지름길이라고 여기며 늘 경계했다. 그는 자식들이 공부에 소홀한 태도를 보일 때마다 "구차하게 '이제 틀렸다'는 탄식은 하지 말라"라고 조언하며 언제나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쓸모: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그는 쓸모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황은 공공연하게 "잡무에 휩쓸려 정작 중요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사람이 될 뿐이다"라도 말했다. 가장 쓸모없는 일을 하느라 가장 소중한 일을 제쳐두지 않도록 늘 삶의 우선순위를 현명하게 정하라고 강조하면서, 지금 쓸모없는 일만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내일을 쓸모없게 만드는 것과 같다고 늘 강조했다.

 

반복: "배우고 가르치며 완벽해진다"

이황이 실천한 '내면의 교학상장'은 마침내 우리가 도달해야 할 자기 주도 공부의 마지막 경지다. 배우면서 우리는 가르칠 힘을 얻고, 가르치며 다시 배울 힘을 얻는다. 이 중 한 가지만으로는 진정한 지성인의 삶에 도달하기 힘들다. 골방에 틀어박힌 채 배우고 가르치는 공부를 일상에 적용하지 않으면 세상에 도움을 줄 지식을 얻을 수 없다.

책 보는 아이

 

적용하는 방법

요즘에는 가족들이 텃밭을 가꾸는 게 유행이다. 아이가 부모와 함께 농사를 지으면 감자, 옥수수, 양파 등 식탁 위에서 쉽게 접하던 각종 농작물을 키우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런데 이 농작물이 세상에 나오는 계절이 되면 그것이 제철 식재료라는 이유로 1년 중 가장 싸게 팔린다는 사실이다. 1년 가까이 땀 흘리며 정성을 쏟아 키운 농작물이 시장에서 그렇게 싸게 팔리는 모습을 보면 아이는 절로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하며 텃밭을 가꿨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때 아이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텃밭에 있는 아이들

 

부모: "우리는 정말 고생하며 키웠는데 사람들은 편하게 저렴한 가격에 사서 먹네?"

 

그럼 아이는 공감하며 이렇게 답할 것이다.

아이: "공평하지 않은 것 같아. 다음부터는 이렇게 힘들게 농사짓고 싶지 않아요."

 

부모: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저 사람들은 편하게 사서 먹지만 우리는 힘들게 키워서 먹고 있잖아. 그럼 이런 상황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만약 직접 키워보지 않았다면 감자와 고구마가 이렇게 어렵게 수확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까?"

 

아이: 맞아. 우리는 직접 키워 봤기 때문에 그저 마트에서 야채와 과일을 사서 먹는 사람들은 꿈에도 모를, 가치를 정할 수 없는 농작물을 먹을 수 있지!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주는 질문을 다양하게 받아본 아이는 텃밭에서 마음처럼 자라지 않는 농작물을 바라보며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재배된 농작물이 어무나 저렴한 값에 시장에 팔린다는 슬픈 사실을 알게 되지만, 타인이 함부로 가치를 정할 수 없는 온전한 '우리의 것'을 자기 손으로 직접 만들어냈다는 기쁨을 누리며 자립의 진정한 가치를 온몸으로 체감한다.

이것이 이황이 강조한 네 가지 지혜를 아이에게 경험하게 할 최선의 방법이다. 누구든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을 천천히 응시하면 이 네 가지 키워드를 곳곳에서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관찰을 더 자주 시도하는 부모가 아이의 멈추지 않는 성장을 도울 자기 주도 공부법에 시동을 걸 수 있다.

 

 

이 글은 《하루 한 마디 인문학 질문의 기적》에서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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